오랫동안 대상의 재현은 미술에 주어진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섬세하게 묘사된 풍경은 전시장과 거실의 한 가운데를 차지하며 아름다움을 얘기하는 기준이 되어왔다. 하지만 진정 눈에 비친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면 그 어떤 그림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대기를 머금은 자연의 실상 그 자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다. 인간의 삶에 스며든 미의식은 우리를 잉태한 자연으로부터 왔으며 그 품안에서 길러져 온 것이기에 미술품 속에 구현된 미의식도 언제나 자연의 일부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작품을 대할 때 자연보다 더 아름답다고 느끼거나 단지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면 그것은 작가가 그린 대상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작가의 내면 즉, 인간의 내적 풍경과 조우한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어느새 감성의 유연함을 잃어버리고 차츰 체계의 경직된 틀에 갇혀버리고 만다. 우리가 의식의 영토를 한정지어 버리는 그 순간 우리를 풍요롭게 하던 마음속의 세계와도 멀어져 버리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가들은 잠재된 기억과 사물에 대한 인상을 풍경이라는 매개물을 통해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르게 한다. 이들은 격렬하게 반응하는 화학물질처럼 복잡한 심리적 충동을 드러내기도 하며, 때로는 물리적 원근법이 아닌 감성의 원근법으로 사물을 왜곡하고, 강렬한 욕망의 빛으로 사물을 비추며 예기치 못한 형태의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한다.
본 전시가 시작되는 전시장 입구에 넓게 자리 잡은 나디아 로로(Nadia Lauro)의 설치작품 "소리를 듣다 I hear voices"는 살아있는 건축물이자 상상의 풍경이다. 짙은 회색 야생동물 가죽으로 뒤덮인 바위들은 마치 바다의 섬들처럼, 우주의 혹성들처럼 공간을 부유하며,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소리들은 관객들을 낯선 곳의 휴식 공간으로 초대한다. 나디아 로로는 넓은 공간에 현대무용, 퍼포먼스, 조경, 패션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프랑스 무대설치예술가이다.
별도로 마련된 전시실에는 2000년 아트선재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진바 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도 뽑혔던 작가 정서영의 작품 "전망대"가 놓여있다. 다양한 의미의 중첩을 일으키며 주변을 관조하듯 놓인 이 전망대에는 익숙한 사물을 통해 낯선 풍경을 빚어내는 작가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플럭서스(Fluxus)와 네오다다(Neo-Dada), 팝아트(Pop Art)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예술세계를 지향하는 스위스 출신 작가 존 M 암리더(John M Armleder)가 산업도료를 이용해 그린 페인팅이 선보인다. 거칠게 표면을 드러낸 이 작품은 우연을 통해 사물과 사물과의 관계,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본다고 하는 그의 이상적인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계의 개척자로서 근대화의 뒤안길에 잊혀져간 기억을 밀도 있게 다뤄온 주명덕은 근작인 "도회풍경 Townscape" 시리즈에서 한국의 자연을 다룰 때와 마찬가지로,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자신이 살아온 “서울”이라는 도시가 지닌 역동적이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이강소는 모노크롬회화로 불리는 한국 현대회화의 중요한 한 특성을 마련하는데 기여한 중요한 작가 중 한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배경을 비우거나 거칠게 지운듯한 붓질로 심리를 투사한 후, 오리나 배 그리고 산의 윤곽 등을 간결한 문인화적 필치로 풍경을 표현함으로서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동양적 가치관을 드러내고 있다.
소나무에 대한 우리의 향토적, 서정적 이미지를 오랫동안 추구해왔던 작가 배병우의 사진들이 전시된다. 풍경에 대한 그의 인식은 지극히 정서적이고 관조적인데 대상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보다는 대상을 통해 작가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설명적인 매체인 사진을 작가의 마음을 충실히 담아내는 회화적 도구로 변환시키고 있는 것이다. 긴 세월에 걸쳐 침식된 모래 기둥을 찍은 이정진의 "미국의 사막 American Desert" 연작은 사막이라는 틀 안에서 발견된 작지만 특징적인 형태를 자신의 리듬으로 확대하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메마른 사막의 모래 물결 속에서 거칠게 분화하는 듯한 모래 기둥을 통해 자신의 풍경을 발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 흑백의 캔버스에 붓을 대신해 손가락으로만 그린 박영남의 화폭에는 잔잔한 물결 같은 출렁거림이 있다. 한겨울 성에 낀 창문을 통해 눈 덮인 산하를 바라보며 몽환에 빠져든 것처럼 그의 작품 속에서 흘러나오는 투명한 음악적 리듬감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전시개요
오랫동안 대상의 재현은 미술에 주어진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섬세하게 묘사된 풍경은 전시장과 거실의 한 가운데를 차지하며 아름다움을 얘기하는 기준이 되어왔다. 하지만 진정 눈에 비친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면 그 어떤 그림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대기를 머금은 자연의 실상 그 자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다. 인간의 삶에 스며든 미의식은 우리를 잉태한 자연으로부터 왔으며 그 품안에서 길러져 온 것이기에 미술품 속에 구현된 미의식도 언제나 자연의 일부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작품을 대할 때 자연보다 더 아름답다고 느끼거나 단지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면 그것은 작가가 그린 대상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작가의 내면 즉, 인간의 내적 풍경과 조우한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어느새 감성의 유연함을 잃어버리고 차츰 체계의 경직된 틀에 갇혀버리고
만다. 우리가 의식의 영토를 한정지어 버리는 그 순간 우리를 풍요롭게 하던 마음속의 세계와도 멀어져 버리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가들은 잠재된 기억과 사물에 대한 인상을 풍경이라는 매개물을 통해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르게 한다. 이들은 격렬하게 반응하는 화학물질처럼 복잡한 심리적 충동을 드러내기도 하며, 때로는 물리적 원근법이 아닌 감성의 원근법으로 사물을 왜곡하고, 강렬한 욕망의 빛으로 사물을 비추며 예기치 못한 형태의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한다.
본 전시가 시작되는 전시장 입구에 넓게 자리 잡은 나디아 로로(Nadia Lauro)의 설치작품 "소리를 듣다 I hear voices"는 살아있는 건축물이자 상상의 풍경이다. 짙은 회색 야생동물 가죽으로 뒤덮인 바위들은 마치 바다의 섬들처럼, 우주의 혹성들처럼 공간을 부유하며,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소리들은 관객들을 낯선 곳의 휴식 공간으로 초대한다.
나디아 로로는 넓은 공간에 현대무용, 퍼포먼스, 조경, 패션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프랑스 무대설치예술가이다.
별도로 마련된 전시실에는 2000년 아트선재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진바 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도 뽑혔던 작가 정서영의 작품 "전망대"가 놓여있다. 다양한 의미의 중첩을 일으키며 주변을 관조하듯 놓인 이 전망대에는 익숙한 사물을 통해 낯선 풍경을 빚어내는 작가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플럭서스(Fluxus)와 네오다다(Neo-Dada), 팝아트(Pop Art)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예술세계를 지향하는 스위스 출신 작가 존 M 암리더(John M Armleder)가 산업도료를 이용해 그린 페인팅이 선보인다. 거칠게 표면을 드러낸 이 작품은 우연을 통해 사물과 사물과의 관계,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본다고 하는 그의 이상적인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계의 개척자로서 근대화의 뒤안길에 잊혀져간 기억을 밀도 있게 다뤄온 주명덕은 근작인 "도회풍경 Townscape" 시리즈에서 한국의 자연을 다룰 때와 마찬가지로,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자신이 살아온 “서울”이라는 도시가 지닌 역동적이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이강소는 모노크롬회화로 불리는 한국 현대회화의 중요한 한 특성을 마련하는데 기여한 중요한 작가 중 한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배경을 비우거나 거칠게 지운듯한 붓질로 심리를 투사한 후, 오리나 배 그리고 산의 윤곽 등을 간결한 문인화적 필치로 풍경을 표현함으로서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동양적 가치관을 드러내고 있다.
소나무에 대한 우리의 향토적, 서정적 이미지를 오랫동안 추구해왔던 작가 배병우의 사진들이 전시된다. 풍경에 대한 그의 인식은 지극히 정서적이고 관조적인데 대상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보다는 대상을 통해 작가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설명적인 매체인 사진을 작가의 마음을 충실히 담아내는 회화적 도구로 변환시키고 있는 것이다. 긴 세월에 걸쳐 침식된 모래 기둥을 찍은 이정진의 "미국의 사막 American Desert" 연작은 사막이라는 틀 안에서 발견된 작지만 특징적인 형태를 자신의 리듬으로 확대하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메마른 사막의 모래 물결 속에서 거칠게 분화하는 듯한 모래 기둥을 통해 자신의 풍경을 발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 흑백의 캔버스에 붓을 대신해 손가락으로만 그린 박영남의 화폭에는 잔잔한 물결 같은 출렁거림이 있다. 한겨울 성에 낀 창문을 통해 눈 덮인 산하를 바라보며 몽환에 빠져든 것처럼 그의 작품 속에서 흘러나오는 투명한 음악적 리듬감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